휴대전화 꺼져도 조난자 찾는다? LG유플러스, 수색 범위 99% 줄이는 기술 개발

이*현 2026-10-12

산에서 길을 잃었는데 휴대전화 배터리까지 방전된다면 어떻게 될까요?



일반적으로 구조대는 조난자의 휴대전화 위치를 확인하거나 마지막으로 연락이 닿았던 장소를 중심으로 수색을 시작합니다.



하지만 산악 지역에서는 GPS 신호가 제대로 잡히지 않거나 휴대전화 전원이 꺼져 정확한 위치를 파악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도 조난자의 예상 위치를 찾아 수색 범위를 크게 줄일 수 있는 기술이 등장했습니다.



LG유플러스는 지난 11일 전파 분석 전문기업 솔빛시스템과 함께

통신 데이터를 활용해 산악 조난자의 수색 범위를 약 99% 줄이는 기술을 실증했다고 발표했습니다.



과연 어떤 원리로 작동하는 기술일까요?



1. 휴대전화가 꺼졌는데 위치를 어떻게 찾을까?



이번 기술의 핵심은 GPS가 아닌 이동통신 기지국의 전파와 휴대전화 접속 기록에 있습니다.



우리가 휴대전화를 사용하면 주변 이동통신 기지국과 신호를 주고받습니다.



이 과정에서 휴대전화가 어느 기지국에 접속했는지에 대한 기록이 남게 되는데요.



기존에는 GPS로 위치를 확인할 수 없을 경우 마지막으로 접속한 기지국을 중심으로 넓은 지역을 수색해야 했습니다.



하지만 이번 기술은 단순히 마지막 기지국의 위치만 확인하는 것이 아닙니다.



기지국 안테나가 향하는 방향과 전파가 도달하는 범위, 주변 지형까지 함께 분석합니다.



여기에 시간대별 휴대전화 접속 기록을 추가하면 조난자가 있었을 가능성이 높은 지역을 더욱 구체적으로 추정할 수 있습니다.



즉, 휴대전화가 꺼진 뒤에도 이전에 남겨진 통신 정보를 활용해 예상 위치를 좁히는 방식입니다.



다만 휴대전화가 꺼진 상태에서 실시간으로 위치를 확인하거나 정확한 좌표를 알아내는 기술은 아닙니다.



2. 706㎢에서 4㎢로, 수색 범위 약 99% 감소



LG유플러스와 솔빛시스템은 전북 진안군 운장산 일대에서 실제 산악 환경을 활용한 실증을 진행했습니다.



GPS로 위치를 확인하기 어렵거나 휴대전화 전원이 꺼진 상황을 가정하고, 조난자의 예상 수색 범위가 얼마나 줄어드는지 확인한 것입니다.



실험 결과는 상당히 인상적이었습니다.



먼저 마지막으로 접속한 기지국을 기준으로 반경 15km를 적용했을 때, 예상 수색 면적은 706.86㎢에 달했습니다.



하지만 기지국의 위치와 안테나 방향, 산악 지형에 따른 전파 도달 범위를 분석하자 수색 면적이 45.94㎢로 줄었습니다.



여기에 시간대별 휴대전화 접속 기록까지 추가로 분석한 결과, 최종 예상 수색 범위는 4.13㎢까지 축소됐습니다.



처음과 비교하면 수색해야 할 면적이 약 99.4% 감소한 것입니다.



물론 수색 범위가 줄어들었다고 해서 조난자의 정확한 위치를 반드시 찾을 수 있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하지만 구조대가 확인해야 할 지역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결과입니다.



3. 핵심 기술은 지능형 수색지원 시스템 'iSAR'



이번 실증에 사용된 기술은 솔빛시스템이 개발한 지능형 수색지원 시스템(iSAR)입니다.



iSAR는 이동통신 기지국의 전파 특성과 휴대전화 접속 이력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조난자의 예상 위치를 추정하는 시스템입니다.



특히 산악 지역은 산과 계곡, 나무 등 다양한 지형 때문에 전파가 일정하게 퍼지지 않습니다.



같은 기지국에 연결됐더라도 실제 휴대전화가 있었던 위치는 서로 다를 수 있는데요.



iSAR는 이러한 전파의 특성을 분석해 조난자가 있을 가능성이 높은 지역을 추려냅니다.



솔빛시스템은 국방 분야에서 축적한 전파 분석 및 시뮬레이션 기술을 민간 재난·구조 분야로 확대하고 있습니다.



이번 운장산 실증은 이러한 기술이 실제 산악 수색 상황에서도 활용될 가능성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4. 산악 구조의 골든타임 확보에 도움 될까?



산악 조난 사고에서는 구조에 걸리는 시간을 줄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특히 날씨가 나쁘거나 기온이 낮은 상황에서는 구조가 지연될수록 조난자의 위험이 커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넓은 산악 지역을 수색하려면 많은 구조 인력과 장비가 필요합니다.



이번 기술이 실제 구조 현장에 적용된다면 구조대는 광범위한 지역을 무작정 수색하는 대신,

조난 가능성이 높은 구역에 인력과 장비를 집중할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해 수색 효율을 높이고 구조에 필요한 시간을 단축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다만 이번 결과는 운장산에서 진행한 실증 결과이며,

모든 산악 환경에서 동일한 정확도와 수색 범위 감소 효과가 나타난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실제 구조 현장에 활용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지형과 통신 환경에서 추가 검증이 필요합니다.



LG유플러스 역시 이번 실증을 바탕으로 기술 검증을 이어가고 고객 안전을 높일 수 있는 활용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계획입니다.



휴대전화가 꺼지면 위치를 찾기 어렵다는 기존의 한계를 통신 데이터로 보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진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앞으로 이러한 기술이 실제 구조 현장에 도입돼 산악 조난자의 생명을 구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